지식, 기록, 그리고 다짐.
서론
2021년 3월, 졸업을 앞두고 마케팅 부서나 경영관리 부서에 입사하기 위해 분주하던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던 어느 날, 한 지인이 나에게 개발 공부를 해볼 생각이 없냐고 물었다. 평소 같으면 지금까지 해온, 그리고 하던 공부가 있기 때문에 칼 같이 거절했겠지만, 개발자를 목표로 중학교 때 개발 공부를 하다가 부모님의 반대로 인해 그만두었던 기억이 떠오르며 쉬이 아니라고 못하였다. 하지만 이내 지금껏 해온 공부와 준비들이 너무 아깝다며 제안을 거부하였고, 지인은 만약 관심이 생기면 자신이 추천하는 무료 강의 몇 개만 들어보라고 하였다.
공부를 하다가 문득, 그래도 어렸을 때 꿈을 갖고 있던 분야인데 머리도 식힐 겸 추천 받은 무료 강의를 들어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독학으로 개발을 시작하게 되어 어느 덧 1년이 지났다.
아는 만큼 보인다.
혹자는 내가 개발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자 비싼 등록금을 들여 대학을 다니며 배운 것들과 취업을 준비하며 했던 공부들이 아깝지 않냐고 물었다. 나는 그들에게 당당하게 “아깝지 않다.”라고 말했다. 나의 근거는 명확했고, 그 근거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어떤 분야의 공부든 서로 분리되어 있지 않으며 모두 연결이 되어있다고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개발 공부를 시작한지는 1년이 되었을지라도, 개발을 시작하기 전까지 해온 모든 공부들이 개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대표적으로 국영수를 예로 들자면, 수학 공부는 개발을 하는데에 있어 계산이나 논리적인 사고를 하는데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되고, 영어 공부는 에러메시지를 읽거나 영어로 작성된 다양한 공식 문서를 읽을 때 등 다양한 방면에서 도움이 되며, 국어 공부는 글의 전체적인 구조와 문맥을 파악하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 외에도 내가 배운 모든 지식들은 개발을 할 때 넓은 시야와 다양한 시각을 활용할 수 있는 초석이 되어주고 있다.
다시 말해, 내가 어떤 공부를 하든 모든 공부는 “내가 아는 만큼 볼 수 있게” 해주고 있다는 의미이다.
보여주는 만큼 안다.
개발 공부를 막 시작했을 때, 주변에서 블로깅의 중요성을 굉장히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비교적 최근까지도 “어차피 내가 이해한 것들은 전부 다 머릿 속에 있으며 설명하라면 설명도 할 수 있는데, 또 굳이 글로 남겨놓지 않아도 까먹지 않을 자신이 있는데 왜 굳이 블로깅을 해야하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블로깅을 소홀히 했었다. 하지만 여기에서 간과하고 있던 점이 바로 나 또한 망각의 동물이고, 실수를 할 수 있으며, 뇌의 용량은 한계가 있고, 다른 사람들은 내 지식을 들여다 볼 수 없다는 점이었다. 개발 공부가 길어질 수록 분명 이러한 점들은 부각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그렇기에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블로깅을 해야 하는 것이다. 블로그에 나만의 단어와 문장들로 내 지식에 대한 글을 작성하게 되면 머릿 속에 확실히 새겨지고, 잘못 알고 있던 부분을 되짚어 볼 수 있으며, 다른 사람들이 내 지식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블로깅을 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은 내 지식을 “보는 만큼 알 수 있고”, 나 또한 나중에 내 지식을 다시 들여다 볼 수 있다.
결론
블로깅은 소홀했지만 그 동안 하루 최소 커밋 하나 찍기(주말 제외)는 나름 꾸준히 지켜왔었다. 그 덕에 매일 개발 공부하는 습관도 들이고 실력도 많이 향상됐다고 느끼기에 이젠 하루 최소 블로깅 하나 하기를 해보려 한다. 부디 아는 만큼 볼 수 있고 보여 주는 만큼 알 수 있길 바란다.